Page 127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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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홀독첩목아, 충혜왕 시기 20여 년에 걸친 기황후(1315~1369)의 장안사 중
             창불사 덕분에 120칸이 넘는 대규모 사찰이 되었으며, 주변의 화려한 풍
             경과 함께 『화엄경』을 설법하는 법기보살 상주처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장안사는 기황후가 활동하던 14세기 원나라 때까지 동아시아의 불교

             흐름과 특히 53불신앙을 추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었다.
               지면상 미처 언급하지 못한 장안사의 다른 도상과 함께 이에 대한 자세
             한 논고는 앞으로 필자의 연구 숙제이며, 차후에 저서 출간 내용 속에 포

             함될 예정이다.



             ※ 독일 집 서재에 앉아서 18번째 원고 숙제 작성 중에 이 글을 씁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매월 규칙적으로 내 머리 속에 산재해 있는 번잡하고 많은 생
                각들을 정리하며 그것을 고스란히 글로 남기는 행위는 매번 온몸의 진을 다 빼
                는 듯하였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16년간 키운 애견의 죽음을 경험하며 저
                절로 나오는 탄식, 4개월 동안 모친의 병상 생활과 퇴원 등 실생활에서 정신없
                이 바쁘고 일이 많았던 금생의 나와 『고경』 속의 또 다른 내가 분리되어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난 5월 독일로 돌아와 다시 한국예술과 한국사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곳 대
                학의 독일 학생들은 아직 제 원고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읽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이 지면을 빌어 매월 15일 동안 오로지 불교미술과 경전, 도록 속에 침잠할 수

                있었고, 이 또한 스스로 불자생활이라 여겼으며, 이 모든 것을 경험하게 해준
                『고경』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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