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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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下

















               1.도대체 앎[知]이란 무엇입니까?




               객승이 안다[知]는 것에 대해 물었다.
               “저는 반평생 동안 학문을 닦아 왔습니다.그리하여 불조(佛

            祖)의 언교(言敎)를 섭렵했습니다.그런데 책을 마주하면 언제나
            늘 아는 것 같았습니다.그러나 감각적인 자극에 초연하지 못하
            고 애증(愛憎)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요?”
               나는 말했다.

               “그대의 말은 앎[知]을 개괄적으로는 설명하긴 했지만,핵심
            을 찌르지는 못했습니다.앎에는 영지(靈知)도 있고,진지(眞知)
            도 있으며,망지(妄知)도 있습니다.영지는 바로 도(道)이고,진

            지는 곧 깨달음[悟]이고,망지는 즉 이해[解]입니다.앎이라는 측
            면에서는 모두 같지만 나눈다면 하루와 영겁(永劫)처럼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참선하는 사람이 이치는 헤아려 보지 않고,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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