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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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下 143


            초목이 시들기도 하며,화장할 때에 불빛은 휘영청하고 사리(舍
            利)에서는 광채가 나며,갖가지 생각지도 못할 신이(神異)한 일

            이 4부대중(四部大衆)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이
            것은 모두 세세생생에 선지식이 되어 정․혜(定慧)를 닦아 온
            승인(勝因)이 어둡지 않아서,이와 같이 특이한 과보를 낸 것일

            뿐입니다.결코 스님께서 억지로 집착하여 그렇게 되는 것은 아
            닙니다.아니면 혹 지위(地位)보살이 세상에 나와 교화의 방편

            을 펴고,그와 같은 훌륭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그러나
            이런 기적은 한 생(生)을 참학(參學)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차라리 보연(報緣)에 관계된다는 말이 오히려 적절할 것입니다.”






               15.이제껏 스님의 말씀도 사구(死句)가 아닙니까?



               객승이 질문했다.

               “제방에서 하는 설법은 보통 사람에게 헤아리고 따지는 길을
            용납치 않으니,이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설법[活句]이라고 생각
            합니다.그러나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내용이 있는 법[實法]으

            로써 사람들을 얽어매고 있으니 이야말로 죽은 설법[死句]이 아
            닐는지요?”

               나는 대답했다.
               “그대는 제방의 살아 있는 설법 중에서도 살아 있는 말만을
            본받으려 하고,죽은 설법[死句]중에서 죽은 말은 조금도 본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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