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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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세상에는 더러 도를 배우거나 수행하지 않았던 사람도 가끔
            앉은 채로 열반하는 자도 있습니다.나아가서는 죽으려 할 즈음

            에 광채를 드날리기도 하는데,이는 모두 보연(報緣)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일반적으로 도를 익히는 사람들이 심요(心要)를 힘써 궁구하

            지 않고,죽을 때에 초연히 해탈하지 못하면 남들이 흉볼까만을
            염려하여 앉은 채로 열반하려고 애씁니다.이렇게 되면 어떤 외

            도 마구니가 그대가 좌탈(座脫)을 지중하게 여기는 틈을 타고
            들어와,그대에게 죽는 시기를 미리 알게 하여 갖가지 기이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게 할 것입니다.이는 자못 마구니에게 붙들려

            3악도(三惡道)를 돌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입니다.어찌 바
            른 이치에 보탬이 되겠습니까.

               더러 진실하게 마음을 깨달은 사람 중에도 임종할 때에,혹
            독한 독에 중독되기도 하고,혹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혹은
            오랫동안 이상한 질병에 걸려 온 몸을 지탱하지도 못하여 한마

            디의 말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그러나 평소에 도
            력(道力)을 잃지 않은 사람은 정념(正念)을 굳게 지키며 명이 다
            하기를 기다릴 뿐,일찍이 지극한 이치에서 조금도 떠나질 않습

            니다.임종할 때에 세간을 스스로 비추어 벗어 던지지 못하거나,
            혹은 산 사람에게 비위를 거슬리는 말을 하거나,혹은 억지로

            한 생각을 내어 어떻게 해야겠다고 한다면 그 해로움이란 대단
            히 큽니다.
               어떤 큰스님 중에는 좌탈할 것을 미리 알리기도 하며,몸에

            서 향기를 내기도 하며,혹은 짐승들이 슬피 울기도 하며,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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