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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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지중한 행[遲重之行] 127


                4.나무꾼과 목동 속에 자취를 뒤섞다[混迹樵牧]

                당(唐)의 보원(普願:748~834)스님은 정주(鄭州)신정(新鄭)

             사람이다.대외산(大隈山)대혜(大慧)스님을 의지하여 수업하였고,
             강서(江西)마조(馬祖)스님에게 법을 얻었다.훌륭한 도를 간직하

             고 있으면서도 잘난 점을 숨기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처럼
             처신하였다.
                정원(貞元)10년(794)에 지양(池陽)남전산(南泉山)에 지팡이를

             걸어 놓고 도롱이와 삿갓 차림으로 소를 먹였다.나무꾼과 목동
             에 뒤섞여 산을 깎아 밭을 일구며 산에서 30년을 내려오지 않았

             다.
                태화(太和)연중(827~835)에 지양태수가 선사(宣使)인 육공(陸
             公),호군(護軍)인 유공(劉公)과 함께 법석을 열어 달라고 굳이 청

             하여 이로써 도화(道化)가 크게 펴졌으며 호를 남전고불(南泉古
             佛)이라 했다.

                찬탄하노라.

                혜원(慧遠)스님 그림자는

                여산에서 40년을 벗어나질 않았고
                왕노사[南泉普願]의 발걸음도
                남전산을 30년이나 내려오질 않았으니
                이는 모두 옛사람의 꿋꿋한 절개이다.
                그러나 모두 뜻을 체득한 후의 일이지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출가한 사람이 생사대사를 밝히지 못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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