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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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치문숭행록


             더욱 무거워지니 그런 지혜가 있다 한들 어디에 쓰겠는가?”
                그 스님이 또 질문하였다.

                “우리 불법은 한 티끌도 세우지 않는데,말씀하신 10행(十行)
             은 어디에 쓰겠습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5온(五蘊)이 분분하고 4대(四大)가 겹겹인데 어떻게 티끌이
             없다 하는가?”

                “ 4대는 본래 공(空)하고 5온은 본래 존재하지를 않습니다.”
                나는 한 대 치면서 말하였다.
                “말만 배우는 부류들은 삼[麻]대나 쌀알처럼 많다.더 할말이

             남았느냐?”
                그 스님은 대꾸가 없더니 불끈 화를 내며 일어나 버렸다.나

             는 웃으면서 말하였다.
                “얼굴은 티끌과 때가 범벅인데 그대는 왜 닦아내지도 않는가?
             조심할지어다.높은 데에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니,함부로 반야를 담론하여 재앙과 허물을 스스로
             초래하지 말 것이며,헛된 명예에 현혹됨이 없도록 하라.
                덕을 닦되 정성을 다하고 도에 온 힘을 쏟으라.노력이 극치

             에 이르러 마음이 통한 뒤에는 만행(萬行)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한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으며,종일 공(空)이 아니면서 종일 유

             (有)도 아님을 알 것이니,이를 진실한 지혜[眞慧]라고 말한다.원
             컨대 그대는 마음을 다하여라.”



                나도 도(道)를 듣지 못했고 게다가 덕(德)도 박하다.지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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