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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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청정하고 소박한 행[淸素之行] 25


             하게도 하기 때문에 열지 않습니다.게다가 이것을 준비하느라
             왕궁․관청이나 세력 있는 집안에 의지하려 할 경우에는 그 본

             래의 뜻을 다하기가 어렵습니다.그러므로 차라리 그만두느니만
             못합니다.”

                이에 찬탄하노라.

                요즈음 사람들 복 하나 지으려면
                으레 재회 열고 원만한 복 닦는다 하네.

                빗장문 걸어닫고 참선하는 납자조차
                반결제 지나면 밤낮없이 돌아다니며
                재회 준비 거드느라 다시는 정념(正念)이 없네.
                법사의 말씀은 참으로 만세의 귀감이로다.



                2.시주를 받는 대로 나누어주다[受施隨散]


                양(梁)대 혜개(慧開:469~507)스님은 오군(吳郡)해염(海鹽)
             사람이다.일찍이 장(藏)법사와 민(旻)법사 두 분에게서 경론을

             차례로 듣고서 강연(講演)잘하기로 당대에 명성을 날렸다.
                예장(豫章)군수 사혜(謝譿)가 스님께 경전을 강설해 주시기를

             청하면서 예물로 사례금을 후하게 드렸다.그러나 스님께서는 예
             장군에 도착하지도 않아서 이미 다 나누어주고 말았다.어느 때
             진안(晋安)군수 유업(劉業)이 시주금 만(萬)냥을 보내 주었는데

             스님은 즉시 가난하고 측은한 사람을 위해 하루도 못 되어 다
             보시하였다.또한 스님의 성품(性品)은 소탈하고 너그러워서 외

             형적인 모양 꾸미기를 싫어하였는데,의복에 때가 절었어도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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