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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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치문숭행록


                8.삼가 유언을 지키다[謹守遺命]

                송(宋)대 회지(懷志)스님은 금화(金華)사람이며 어려서 강사가

             되었다.어떤 납자에게 자극을 받고는 강사직을 버리고 제방으로
             다니며 참선하였다.늦은 나이에 동산(洞山)에 이르러 진정 극문

             (眞淨克文:1025~1102)스님에게 법을 얻었다.거기서 오래 머
             물러 있다가 하직하고 떠나려 하니 진정스님이 부촉하면서 말하
             였다.

                “그대의 참선은 비록 남보다 뛰어난 품격이 있으나,인연이
             뛰어나지 못함이 아까울 뿐이다.”

                회지(懷志)스님은 절을 하고 가르침을 받았다.원주(袁州)에
             이르니 그 고을 사람들이 양기산(揚岐山)의 주지로 청하였으나
             팔을 뿌리치면서 떠나 버렸다.상강(湘江)가에서 노니니,담주의

             목사(牧使)가 상봉사(上封寺)나 북선사(北禪寺)에 머무르기를 청
             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형악(衡嶽)에서 20여 년

             이나 암자를 짓고 살았는데 이런 게송을 지었다.

                모든 일 쉬고 바보처럼 살아가니
                때로는 들사슴과 종적을 함께하네.
                삼베옷 벗지 않고 팔베개하였으니
                몇몇 생이나 꿈속에서

                녹라암(綠蘿庵:산중 토굴을 말함)에 있었던가?
                늦게 용안(龍安)스님에게 몸을 맡겼는데 용안스님은 그를 최

             락당(最樂堂)에 거처하게 하니,마침내 여기서 여생을 마쳤다.

                찬탄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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