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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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스승을 존중하는 행[尊師之行] 55


                4.눈이 무릎 위까지 쌓이도록 서 있다[立雪過膝]

                위(魏)의 신광(神光:487~593)은 학문과 지혜가 세상에서 으

             뜸이었다.달마스님이 서역으로부터 중국으로 오자 신광이 찾아
             가서 그를 스승으로 섬기려 하였으나 달마스님은 한마디도 해주

             지 않았다.어느 날 저녁,큰 눈이 내리는데 신광은 뜰의 섬돌에
             서 있었다.새벽이 되니 눈이 그 무릎 위까지 쌓였다.달마스님
             은 그제서야 뒤돌아보며,

                “오랫동안 눈 속에 서 있으면서 무엇을 구하느냐?”
             하니,신광은 울면서 말하였다.

                “스님께서 감로의 문을 여시어 뭇 중생[群品]을 널리 제도해
             주시옵기를 바랄 뿐입니다.”
                달마스님은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묘도(妙道)에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애써 정진하며,어려운 행도 실천해 내고 참기 어려운 것을 참아

             낼 수 있다 하여도 아직 이를 수 없다.그대는 지금 경박한 마음
             으로써 진승(眞乘)을 바라니,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뿐이다.”
                신광은 꾸지람을 듣고 칼로 팔을 끊어 스님 앞에 바치니 스님

             께서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들이 도를 구할 때에도 법을 위해 몸을 잊으셨

             다.그대도 지금 팔을 끊었으니 도를 구하는 태도가 되었다.”
                “ 저의 마음이 편안하질 않습니다.스님께서 마음을 편안케 해
             주십시오.”

                “ 마음을 가져오너라.편안케 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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