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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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스승을 존중하는 행[尊師之行] 57
이 있는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납자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준마로다.”
라고 하였다.하루는 스승과 약간 뜻이 어긋나서 스승을 버리고,
각지로 떠돌아다니며 널리 큰스님들의 법회(法會)를 두루 편력하
였다.그러나 스스로 책망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천하를 반쯤 돌아다녔으나 나의 본래 스승 같은 분이 드물구
나.”
그리고는 스승이 계시는 곳으로 되돌아왔는데,마침 스님들이
모여 있을 때였다.그는 가시나무를 등에 지고 큰 소리로 말하였
다.
“제가 다시 스님께 귀의하고자 합니다.거두어 주시옵기를 바
라옵니다.”
그때 담일스님은 꾸짖고 욕을 하였다.청강스님은 눈물을 비
오듯이 흘리면서 참회하며 말하였다.
“그때 생각은 무지(無知)하였습니다만 지금 마음은 깨우친 바
가 있습니다.스님께서는 큰 자비를 베푸시어 제게 기쁨을 내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슬프게 간청하기를 몇 번이고 하자 담일스님은 그를 연민히
여기시고 드디어 그전처럼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허락하였다.담
일스님이 돌아가시자 청강스님은 혜충국사(慧忠國師)를 찾아뵙고
심요(心要)를 은밀히 전수받았다.
찬탄하노라.
스승을 버리고서 잘못임을 알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