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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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스승을 존중하는 행[尊師之行] 61


                명예는 누구나 바라는 바이지만
                유언(遺言)따라 모든 청을 거절하였으니
                어찌 쉬운 일이라 하겠는가?
                요즈음 사람들은 명리를 탐하느라 예의를 버리고,

                청하지 않는데도 가는 자가 많으니
                하물며 스승의 명을 기억하겠는가?



                9.가르침 따라 끝까지 은둔하다[遵訓終隱]


                송(宋)대 청소(淸素)스님은 자명(慈明)스님에게 법을 얻었으나
             대중 가운데 묻혀 지냈다.도솔 종열(兜率從悅:1044~1091,임
             제종 황룡파)스님이 그때 대중 가운데 있었는데,밤에 대화를 하

             다가 그가 자명스님의 시자였음을 알고서는 크게 놀랐다.다음날
             위의(威儀)를 갖추고 참례하며 도를 물으니,말을 주고받는 중에

             심성이 계발되어 마침내 대오(大悟)하였다.그 자리에서 청소스
             님은 종열스님에게 새삼 당부하였다.
                “나는 복이 없는지라 스승이신 자명스님께서 나에게 당부하시

             기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라 하셨다.그러나 그대의
             정성을 가련히 여겨 스승[先師]의 훈계를 망각하였으니,그대는

             앞으로 절대 나의 법을 잇지 말라.”
                그리고는 종신토록 세상에 그대로 숨어살았는데 아는 사람들
             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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