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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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치문숭행록
“나의 어머니이지 그대의 어머니는 아니다.어머니 몸의 더러
움은 내 몸의 더러움과 같은 것이다.몸이 있으면 반드시 괴롭다.
무엇 때문에 다른 사람을 수고롭게 하겠는가?”
라고 말하였다.사부대중들 중에 이 말을 듣고 감화를 받은 이가
많았다.
3.모친상에 식음을 폐하다[居喪不食]
양(梁)의 법운(法雲:467~529)스님은 양선(陽羨)사람으로 7
살에 출가하여 장엄사(莊嚴寺)보량(寶亮)스님의 제자가 되었다.
매우 영특하여 묘음사(妙音寺)에서 법화경(法華經), 유마경(維
摩經)을 강설하였는데 학인들이 바다처럼 모여들었다.천성이
진실하고 효성스러워 부모님의 안색을 살피며 뜻에 맞게 봉양하
였다.어머니 상(喪)을 당하자 수척한 모습으로 지나치게 예(禮)
를 갖추며 여러 날을 먹지 않자,승민(僧旻)스님이 그에게 말하였
다.
“성인께서 예법을 제정하시자 현인은 정도를 낮추어서 나아갔
고,어리석은 사람은 애써 따라갔다.그리고 수척해져도 생명을
잃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하니,여기까지는 유종(儒宗)에서도 하
는 말이다.더구나 우리에게는 부처님의 지극한 말씀이 있지 않
은가?낳아 준 은혜에 보답하려 한다면 가까이는 때때로 안색을
살피고 예의를 갖춰 봉양하고,멀리는 보리를 계발하도록 마음을
인도해야 한다.그러므로 속히 원대한 이치를 생각하여 생사를
건너는 나루터를 이루어야 할 것인데,감정 가는 대로 하여 자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