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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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참선경어
2.무자(無字)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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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는 불성이 ‘없다’하니
당장에 차별을 끊고
마치 천길 물결 속에 들어가서
오직 꼬리 붉은 잉어를 찾듯 하라
뿔이 있는 것은 잉어와 관계없고
수염이 없는 것도 그것이 아니니
유무가 다 끊긴 곳에서야
이룡의 턱에서 여의주를 찾으리
또한 사방이 불길에 싸여
외가닥 앞길만 트여 있듯
물러서면 타 죽고
옆으로 피해도 목숨 잃는데
맹렬한 불길 쉬지 않으니
살고 싶거든 어물쩡거리지를 말아라
깊고 깊은 물 속에 들어간 듯
만길 허공에 기대 있는 듯
공부가 절실해야만
*원래 제목은 ‘무자 공안을 참구하는 봉정 지건스님에게 주는 글[示峯頂智建禪
者參無字公案]’이다.
*무자(無字)공안:조주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개에게도 불성이 있습
니까?”하니,“없느니라”하였다.“일체 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다고 했는데
개는 어째서 없다고 하십니까?”하니,“그에게 업식(業識)이 있기 때문이니
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