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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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선림보훈 상
2.
부처 되는 공부는 하루아침에 완전해지지 않는다.낮으로 부족
하면 밤까지 이어가며 오랜 세월이 지나야 자연스럽게 성취된다.
그 때문에 주역(周易)에서도,‘배움으로써 뭇 이치를 모으고 질
문으로 그것을 분별해야 한다’고 하였으니,이 말은 공부에 있어
서 질문과 변론이 아니면 이치를 알아낼 수 없다는 뜻이다.
요즈음의 납자들 중에는 어딜 가나 다른 사람에게 한마디 질
문이나 변론을 꺼내는 사람이 드물다.이들은 무엇으로 성품자리
를 도와 날로 새로워지는 공부를 하려는지 모르겠다.
구봉집(九峯集)
3.
태사공(太史公:司馬遷)은 맹자(孟子)를 읽다가,양혜왕(梁惠
王)이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요?’하고 묻
는 대목에 이르자,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책을 덮어버리고 길게
탄식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슬프다.이익이란 실로 혼란의 시초이다.때문에 공부자(孔夫
子)께서도 이익에 대해서는 드물게 말씀하셨는데,이는 항상 그
근원을 막고자 함이었다.”
근원이란 시초이다.귀천을 막론하고 이익을 좋아하는 폐단은
다를 수 없다.공직자가 이익을 챙기느라 공정하지 못하면 법이
문란해지고,보통사람이 속임수로 이익을 취한다면 일이 혼란해진
다.일[事]이 혼란해지면 사람들이 다투어 화평하지 못하고,법이
문란해지면 대중이 원망하여 복종하지 않는다.그리하여 서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