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P. 23
원통 거눌스님 23
3.
절름발이의 생명은 지팡이에 있으니 지팡이를 잃으면 넘어지
고,물을 건너는 사람의 운명은 배에 있으므로 배를 잃으면 익사
한다.보편적으로 스스로 도를 지키지 않고 외부의 세력을 믿고
이를 대단하게 여기는 수행자는 하루아침에 그가 기대고 있던 배
경을 잃으면 모두가 넘어지고 빠져죽는 난리를 면치 못한다.
여산야록(廬山野錄)
4.
옛날 백장 대지(百丈大智:720~814)스님께서는 총림(叢林)을
세우고 법도를 정하셨다.이는 상법(像法)․말법(末法)시대의 바르
지 못한 폐단을 고쳐 보고자 했을 뿐,상법․말법시대의 납자가
법도를 도적질하여 백장의 총림을 무너뜨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주 옛날에는 스님들이 둥우리나 바위굴에 살면서도 사람마
다 스스로를 다스렸다.그러다가 대지스님 후로는 높고 널찍한 집
에 살면서도 사람마다 스스로를 피폐시켰다.그러므로 ‘안위(安危)
는 덕에 달렸으며,흥망은 운수에 달렸다’라고 말한 것이다.
실로 받들어 행할 만한 덕이 있다면 무엇 때문에 총림이 필요
하겠으며,기댈 만한 운수가 있다면 무엇 때문에 법도를 사용하겠
는가? 야록(野錄)
5.
원통스님이 대각스님에게 말하였다.
“옛 성인은 싹트기 전에 마음을 다스렸고,혼란해지기 전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