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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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암 함걸스님 227



                 6.
               밀암스님이 수암(水庵)스님에게 말하였다.

               “나를 헐뜯고 욕하는 이가 있으면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어
            찌 말만을 경솔하게 듣고 허망하게 좁은 소견을 내어서야 되겠는

            가.
               대체로 민첩하게 아첨하는 데는 종류가 있고 삿되고 교묘함은
            방법이 있다.음험함을 품고 속이는 말을 하는 자는 사심 드러내

            기를 좋아하고,의심과 증오가 많은 자는 편파적으로 공론을 폐지
            한다.이런 무리들은 추구하는 바가 좁고 소견은 어두워 고질적으
            로 자신의 특이함을 일반과 다르다 여기고,공론을 막는 것을 뛰

            어나다고 여긴다.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이 끝내 옳고 훼방은 상대방에 있으니 세
            월이 가면 저절로 밝혀지리라는 것을 알았으면 흑백을 구별하지

            말라.또한 내가 옳다는 것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을 고자질할 필
            요도 없다.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수행자에 가깝다 하리라.”

                                                      여수암서(與水庵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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