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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세속에서 불사를 짓다
밀암 함걸(密庵咸傑)스님 /1118~1186
6 9)
1.
총림이 흥하고 쇠하는 것은 예법에 달려 있고,납자의 아름다
움과 추악함은 관습[俗習]에 달려 있다.
가령 옛사람들이 둥우리나 바위굴에 거처하면서 시냇물 마시
고 나무열매 먹었던 생활을 이 시대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반대
로 요즘 사람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것과 맛있고 기름
진 음식 먹는 것을 옛 시대로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하다.그것은
무슨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익숙하고 익숙하지 못한 차이 때문
일 뿐이다.사람은 아침저녁으로 눈에 익은 것을 정상으로 여기며
반드시 이렇게 말한다.‘모든 일은 이렇게 되어야 마땅하다’라고.
그러니 하루아침에 그들을 다잡아서 저것은 버리고 여기로 나
* 밀암 함걸(密庵咸傑):임제종 양기파.선지식(善知識)을 두루 찾아다니다가
명과암(明果庵)의 응암 담화(應庵曇華)스님의 법을 이었으며,남악의 17세 법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