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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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득 혜휘스님 229
소흥(紹興)말년(1162)까지도 총림에는 노덕들이 계시어 법도를
지키며 잠시도 좌우에서 떠나지 않을 수 있었으나 근년에 들어서
면서부터는 그 근본 실마리를 잃고 기강(紀綱)이 기강답질 못하니,
비록 기강은 있다 하나 어떻게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벼리[綱]하나만 들면 숱한 그물코[目]가 쫙 펴지듯
한 기미만 해이해도 만사가 무너진다’고 했던 것이다.
위태롭도다.기강은 진작되지 못하고 총림도 일어나지 못하는
구나.옛사람은 근본을 체득함으로써 지말을 바르게 하였다.그래
서 법도가 근엄하지 못할까 염려하였을 뿐 납자가 자기 직분을
잃을까 염려하지는 않았다.그들이 바르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공
정에 입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요즈음 곳곳의 주지들은 개인
적인 것을 공적인 것과 혼돈하고 지말로써 근본을 바로잡으려 한
다.윗사람이 이익에 구차하여 정도(正道)를 시행하지 않으므로,
아랫사람도 이익을 훔치며 의(義)를 행하지 않아서 상하와 빈주(賓
主)가 어지럽게 뒤섞여 있으니 어떻게 납자가 정도로 향하고 총림
이 잘될 수 있겠는가. 여우시랑서(與尤侍朗書)
3.
훌륭한 옥도 광석 채로 두고 다듬지 않으면 기왓돌과 다름없
고,훌륭한 말도 달려 보지 않으면 둔한 말과 함께 섞여 있다.광
석은 쪼개서 윤을 내고 말은 달리게 해서 시험해 보아야만 옥인
지 돌인지,명마인지 둔마인지가 분간된다.
납자로서 덕이 훌륭한데도 아직 발탁되지 않았을 때는 빽빽한
사람들 가운데 뒤섞여 있는 것이니 어떻게 구별해 내겠는가.요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