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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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지닌 사람을 찬탄한 부분이 반절이나 된다.이는 계율을 지키고
복을 닦는 사람들이나 할 일인데도 세존께서는 이에 답하시기를
“이 경에 능히 신심(信心)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 사람
들이다”하셨으니 무슨 까닭인가?
101. 능엄경 의 중생과 세계가 생겨나는 이치/왕안석(王安石)
왕안석(王安石)이 재상을 그만두고 종산(鍾山)에 돌아와 여생을
보낼 때 선승을 만나면 반드시 그 도학의 깊이를 시험해 보았다.그
는 더욱이 수능엄경 에 통달하여 일찍이 소(疏)를 지은 적이 있는
데,그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막힘이 없어 여러 선사들이 상세하게
말한 곳은 생략하고,생략된 곳은 상세하게 해석하였다.그러므로
식견이 뛰어나지 않은 자라면 그 뜻을 엿볼 수 없을 것이다.그는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릇 이 경을 보는 자들은 이 경이 나타내는 ‘밝고 묘한 본각
(本覺)과 성각(性覺)을 보아서 자기 몸[根身]과 이 세상[器界]이 생
기는 것이 내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한 내용을 알아야 한다.”
나는 속으로 의심해 본다.
“오늘날 종산(鍾山)의 산천 경계는 하나의 도회지여서 그 속에서
노니는 자는 무려 천여 명이 된다.어떻게 천 명의 마음이 하나의
바깥 경계와만 같이하겠는가?설령 천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죽는다
해도 이 산천이 그를 따라서 없어지기야 하겠는가?사람은 떠나가
도 산천은 남아 있는 법,이것이 경문에서 말한 산하 대지가 생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