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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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65



               말을 마치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편히 누운 채 열반했다 한다.

               나는 다시금 음미해 본다.
               “스님이 막 입적할 때 ‘나는 오늘 태어나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
            각이다’고 한 말을.”





              96.연수스님의  종경록



               내 지난날 동오 지방을 돌아다니다가 서호(西湖)땅 정자사(淨慈
            寺)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살림채 동서편의 회랑 쪽에 웅장하고 화려

            한 두 채의 누각이 있었다.
               그곳 노승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명 연수(永明延壽)스님은 현수(賢首)․자은(慈恩)․천태(天台)
            의 3종(三宗)이 서로 얼음과 불같이 어울리지 못하여 불법의 완전한

            뜻을 알지 못하겠기에,문도 가운데 종법(宗法)대의에 정통한 자를
            선발하여 양 누각에 머무르게 하고,많은 경전을 널리 읽혀 가면서

            서로 의문점을 토론하도록 하였다.스님 자신은 심종(心宗)의 저울
            이 되어 그들을 공평하게 달아 주었다.또한 대승경론(大乘經論)60
            부와 인도․중국의 어질고 명망 있는 스님 3백 분의 말씀을 모아
            유심(唯心)의 종지를 증명하였다.그리고는 그것을 백 권의 책으로

            완성하여 세상에 전하면서  종경록(宗鏡錄) 이라 이름하였으니,그
            법보시의 이로움이란 참으로 크며 훌륭하다 하겠다.

               오늘날 천하의 명산대찰에서 그 책이 없는 곳이 없는데도 학인들
            은 죽을 때까지 한 차례도 펴 보지 않은 채,오로지 배불리 먹고 실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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