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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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9



               황제는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2. 능엄경 으로 사대부를 교화함/장문정공(張文定公)



               두기공(杜祁公)과 장문정공(張文定公)이 모두 벼슬에서 물러나
            수양(睢陽)땅에 살면서 서로 정답게 마을을 오갔는데,주승사(朱承

            事)는 약방을 차려 생계를 꾸리며 이 두 노인들과 사귀었다.두기공
            은 성품이 곧아서 일찍이 잡학(雜學)을 배우지 않고 장안도(張安道
            :文定公)가 불교에 가까이하는 것을 항시 비웃었으며 손님을 대하

            면 반드시 이 일을 조롱하였지만,장문정공은 그저 웃기만 할 뿐이
            었다.
               주승사가 한가한 틈에 문정공에게 말하였다.
               “두기공이 천하의 위인(偉人)이기는 하나 불교를 모르는 것이 애

            석합니다.공께서는 힘이 있으시면서도 어찌하여 그에게 발심(發心)
            을 권하지 않습니까?”

               “ 자네가 나보다 그 노인과 인연이 더 깊으니 나는 자네를 도울
            뿐이네.”
               이렇게 하여 주승사는 황공해하며 물러간 적이 있었다.어느 날
            두기공이 맥이 끊어질 듯하여 주승사를 부르자,주승사는 심부름 온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네가 먼저 가서 상공(相公)에게 ‘수능엄경 을 읽어보셨습니까?’
            라고만 여쭈어라.”
               그러자 심부름꾼은 그의 말대로 두기공에게 전하였다.두기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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