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P. 95
제1권 95
북 울려 대중운력 하라 하니
온 누리를 움켜쥐어도 좁쌀 한 알 만하구나.
천 칠백 선지식을
한 자루 국자로 모조리 긁어내고
오륙십 리 설봉산을
방석 위에서 빼앗아 버렸네.
송산의 작은 부도탑 하나
차곡차곡 몇 층이나 쌓였는고
옛 가을 찬 샘물 소발자국 만한 소용돌이는
그 얼마나 깊으련가.
산 앞엔 하루종일 이리새끼 없으니
이따금씩 노승의 발자국소리 들리고
방앗간 아랜 일년 내내 참새 보기 어려워
공양미 축이 날까 근심이 없네.
일생을 대왕님 공양 받았으니
무엇으로 그 은혜 보답할까
양손으로 땅 짚으며
살살 때려라,살살 때려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