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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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오가정종찬 상


            하니 스님이 머뭇거리는 차에 영관스님은 스님을 밀쳐 버리고 문

            을 닫았다.스님이 뒷날 주지가 된 후 대중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시 영관 노스님의 문에 들어갔더라면 술찌끼나 핥아먹
            는 너희들이 어느 곳에서 도를 더듬어 보겠는가?”



               상당하여 말하였다.
               “남산에 별비사(鼈鼻蛇)라는 독사 한 마리가 있으니,너희들은

            조심조심 다녀라.”
               그러자 장경 혜릉(長慶慧稜:854~932)스님이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다.

               “오늘 이 법당 안에도 몸을 잃고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습니
            다.”

               그때 운문(雲門)스님이 주장자를 그 얼굴에 던지자 혜릉스님은
            겁에 질린 듯한 시늉을 했다.
               한 스님이 이 일을 현사 사비(玄沙師備:835~908)스님에게
            말하였더니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이런 일은 혜릉사형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이다.그렇지만 나라
            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자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 무엇 하려고 굳이 남산을 들먹이겠느냐.”



               상당하여 말하였다.

               “온 누리를 움켜쥐면 좁쌀 만한데 너희 앞에 던지노니,칠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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