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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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오가정종찬 하

               대중에게 말하였다.

               “말법시대에는 사람들이 흔히 메마른 지혜[乾慧]를 갖게 되는
            데 만일 진위(眞僞)를 가리고자 한다면 세 가지 번뇌[滲漏]가 있

            다.
               첫째는 사견[見滲漏]이니,기[機]가 지위[位]를 떠나지 못하기에
            독의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다.
               둘째는 망정[情滲漏]이니,지혜에 항상 일정한 방향[向背]이 있

            기에 보는 곳[見處]이 치우치거나 메마른 것이다.
               셋째는 망어[語滲漏]이니,오묘함을 얻고도 종지를 잃어 기연이

            시종 어둡게 되는 것이다.”


               조산 본적(曹山本寂)스님이 스님의 문하를 떠날 때 운암스님에

            게 전수받은 ‘보경삼매(寶鏡三昧)’와 ‘5위현결(五位顯訣)’을 물려주
            자 조산스님은 재배를 올리고 떠나갔다.



               북원 통(北院通)스님이 찾아왔을 때 스님은 상당하여 말하였다.
               “주인공에 앉아 버려야만 두 번째 견해[第二見]에 떨어지지 않
            는다.”

               북원스님이 대중 앞으로 나와 말하였다.
               “한 사람으로 반려를 삼기에는 걸맞지 않음을 아셔야 합니다.”

               “ 그 말도 두 번째 견해에 떨어진 것이다.”
               이에 북원스님이 선상을 흔들어 뒤엎자 스님이 말하였다.
               “노형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 제 혓바닥이 썩을 때까지 기다리시오.그때 가서 스님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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