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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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21

            드리지요.”

               그 후 북원스님이 스님의 회중을 떠나면서 비원령(飛猿嶺)으로
            들어간다 하자,스님은 “비원령은 험준하니 잘 살펴 가시오!”하

            였다.북원스님이 한숨을 쉬자 스님은 “통스님!어째서 비원령으
            로 들어가지 않소?”하였는데,이 말에 북원스님은 깨우친 바 있
            어 다시는 비원령을 넘어가지 않았다.



               흠산 문수(欽山文邃)스님이 찾아왔을 때 스님이 물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 대자사(大慈寺)에서 왔습니다.”
               “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보았는가?”
               “ 보았습니다.”

               “ 형상이 나타나기 전에 보았는가?형상이 나타난 후에 보았는
            가?”

               “ 형상의 전이나 후에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스님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뒤에 흠산스님이
            대중에게 설법하게 되었는데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지난날의 대
            화를 거론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너무 일찍 스님을 떠나 왔기에 스님의 뜻을 다 얻지 못
            하였다.”

               스님은 그에게 송을 보냈다.


                 고목에 꽃피어 영겁 밖에 봄이 오니
                 코끼리 거꾸로 타고 기린을 쫓아가네
                 지금은 높은 봉우리에 깊숙이 숨어 사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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