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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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25

               “아직 메마르지 않았다.”

               이어 게송을 지었다.


                 고목에 용이 우니 참으로 도를 보고
                 해골은 알음알이 없기에 애초부터 눈이 밝도다
                 기쁨과 식이 다하면 소식 또한 다하니
                 이 사람이 어떻게 탁함 속의 맑음을 분별하랴.
                 枯木龍吟眞見道 髑髏無識眼初明
                 喜識盡時消息盡 當人那辨濁中淸



               한 스님이 물었다.
               “이 청세(淸稅)는 외롭고 가난하니 스님께서 구제해 주시기 바

            랍니다.”
               스님이 “청세스님!”하고 부르자 “네!”하고 대답하니 스님이
            말하였다.

               “청원(靑原)집안의 석 잔 술을 마시고서도 아직껏 입술도 축
            이지 못했다 하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형산(荊山)의 옥덩이를 스님께 드리오니,스님께서 잘 다듬어

            주십시오.”
               “ 다듬지 않겠다.”
               “ 무엇 때문에 다듬지 않습니까?”

               “ 나의 좋은 솜씨를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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