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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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77


               “이제 5욕과 8풍을 대하여도 마음에 버리거나 선택함이 없고,
            더럽거나 깨끗함이 모두 없어져서 하늘의 해와 달이 아무것에도

            걸리지 않고 비추는 것같이 되어,마음이 목석(木石)과 같아 강물
            을 가르고 건너는 코끼리같이 전혀 걸림이 없으면 이 사람은 천
            당이나 지옥에 붙들리지 않을 것이다.”



               22.

               스님께서 또 말했다.
               “경을 읽거나 서적과 어록을 보는 목적은 모두가 자기에게로

            돌아가야 된다.온갖 교법은 오직 현재 감각하는 성품인 자기를
            밝히는 것이라야 하는데,유무(有無)의 모든 경계에 끄달리지 않

            아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導師]께서도 온갖 유무 경계의 법을 비추어
            보셨으니,이것이 금강이며 자유와 독립의 경지이다.만일 그렇게

            되지 못하면 설사 12부경을 다 외운다 하여도 모두가 증상만(增
            上慢)을 이루게 될 것이며,도리어 부처를 비방하는 것이 되어 수

            행도 아니고 경이나 어록을 보는 것도 아니다.
               만일 세상의 옳고 좋은 일만 따르거나 이치에 밝은 사람 쪽으
            로만 향한다면 이는 옹색한 사람이다.10지(地)에서도 세상의 흐

            름을 해탈치 못하고 생사(生死)의 강으로 흘러 들어가니,지식으
            로 어구(語句)를 찾는 일만은 하지 말아야 된다.지식은 탐욕에

            속하고,탐욕은 병을 이루니,지금이라도 유무(有無)모든 법을 여
            의어 3구(三句)밖으로 뛰어나면 자연히 부처님과 차이가 없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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