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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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73


               19.

               스님께서 어느 날 시자더러 제1좌(座)에게 가서 이렇게 묻게
            하였다.
               “실제의 이치에는 한 티끌도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불사(佛事)

            를 하는 쪽에서는 한 법도 버리지 않는다 한 말씀은 궁극적인 교
            설[了義敎]에 속하는가,방편교설[不了義]에 속하는가?”

               제1좌가 대답했다.
               “물론 궁극적인 교설[了義敎]에 속한다.”
               시자가 돌아와서 아뢰니,스님께서 시자를 때려서 절 밖으로

            내쫓았다.



               20.
               어떤 이가 물었다.

               “무엇이 도에 들어 단박 깨닫는 대승법[大乘入道頓悟法]입니
            까?”

               스님께서 대답했다.
               “우선 그대는 모든 반연을 쉬고 만사를 쉬어서 착한 일,착하
            지 못한 일 등 세간의 온갖 것들을 모두 놓아 버린 뒤에 기억하

            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라.몸과 마음을 놔버려 자유롭게 하면,
            마음은 목석(木石)같이 되고 입으로는 말할 것이 없고 마음으로는

            분별할 길이 없어진다.마음은 허공 같아 지혜의 해가 저절로 나
            타나는데 마치 구름이 흩어지면 해가 나듯 할 것이다.온갖 반연
            인 탐욕․성냄․애착 등을 모두 쉬어서 더럽다거나 깨끗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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