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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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75
이익을 생각지도 말고,온갖 공덕이나 이익 등을 탐내지도 말며,
세상 법에 마음을 걸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비록 친하고 좋아하
며 괴롭고 즐거운 것이라도 생각에 두지 말며,거친 음식으로 목
숨을 잇고 옷을 입되 추위와 더위를 막을 뿐,우뚝하니 바보 같
고 귀머거리같이 되어야 비로소 조그만치 가까워질 여지가 있다.
생사(生死)의 길에서는 알음알이를 널리 배우거나 복과 지혜를 구
하여도 진리에는 이익이 없고,도리어 알음알이의 경계가 일으키
는 바람에 휘말려 생사바다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부처는 구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니 구하면 이치에 어긋나고,
진리는 구할 것이 없는 이치이니 구하면 잃는다.그렇다고 구함
이 없는 것에 집착하면 도리어 구하는 것과 같다.
이 법은 실(實)도 없고 허(虛)도 없으니,만일 평생 동안 마음
이 목석(木石)과 같아서 5음․18계․5욕․8풍에 흔들리지 않으면
생사의 원인이 끊어져서 가고 옴에 자유로워 모든 유위(有爲)의
인과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나아가 뒷날엔 속박 없는 몸으로
중생과 동화되어 이익케 하고 속박 없는 마음으로 모든 것에 응
하며 속박 없는 지혜로 모든 속박을 풀어서 병에 맞추어 약을 줄
것이다.”
21.
어떤 이가 물었다.
“지금 계를 받아 몸과 마음이 청정해지고 온갖 착한 법을 다
갖추면 해탈을 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