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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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마조록․백장록


               “조금은 해탈을 할 수 있으나 마음의 해탈을 얻지 못하면 온
            갖 해탈을 얻지는 못한다.”

               “ 무엇이 마음의 해탈입니까?”
               “ 부처도 구하지 않고,알음알이도 구하지 않아서 더럽고 깨끗
            한 생각이 다한 뒤엔 이 구함 없는 경지도 옳다고 고집하지 않아

            야 한다.다한 경지에도 머무르지 않고,지옥의 속박도 두려워하
            지 않으며,천당의 즐거움도 좋아하지 않고,일체법에 구애되지

            않아야 비로소 해탈이라 하며,몸과 마음 등 모두에 걸림 없음을
            해탈이라 한다.
               그대들은 조그마한 계행이나 선행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지 말

            라.항하수 모래와 같이 수많은 무루(無漏)의 계․정․혜 방편문
            을 가졌다 하더라도 전혀 쓸모가 없으니,열심히 용맹정진하라.

            귀 먹고 눈 어두운 늙음의 고통이 몸에 다가올 때까지를 기다리
            지 말라.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마음은 두려움에 떨면 갈 곳이
            없으니 이 지경이 되면 손발을 쓰려 해도 소용이 없다.설사 복

            과 지혜와 지식이 있다 하여도 전혀 구제할 수 없는데,그것은
            마음의 눈이 열리지 못하고 오직 모든 경계를 반연하여 돌이킬
            줄 모르기 때문이다.또 일생 동안의 악업(惡業)이 모두 앞에 나

            타나서 반갑거나 두려운 6도와 5온이 앞에 나타나면 모두가 훌륭
            한 집․배․수레로 보여서 찬란히 빛난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가.

            탐욕과 애착을 따랐기에 모두 좋은 경계로 보이는데,보이는 데
            따라서 무거운 곳으로 태어나니 전혀 자유가 없어 용이 될지 축
            생이 될지 양반이 될지 상놈이 될지 전혀 기약이 없다.”

               “ 어찌해야 자유로워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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