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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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體]에 들어가 아무 감각이 없게 되면 지안삼매(智眼三昧)가
            일어나 중간에서 받는 감각을 떠나는 것이다.또한 받아들이는

            감각이 없다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자연히 이제껏 알던 삼
            매가 모두 공(空)해지는 데 들어가니 이는 혜안(慧眼)으로부터
            일어난 것이다.없음조차 없는 삼매[無無三昧]는 도안(道眼)에서

            일어난 것으로서 묘하게 통하여 걸림이 없는 것이니,마치 허공
            에는 아무런 눈[眼]도 없고 눈병으로 생긴 헛것도 없는 것과 같

            다.위와 같은 여러 삼매는 청정하여 의지할 곳이 없는데,그것
            을 정명삼매(淨明三昧)라 한다.
               여러 학인들에게 말하겠다.부지런히 정진할 것도 없고 그렇

            다고 나태해서도 안 된다.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앉아 무념(無
            念)무생(無生)을 생각하거나 무사(無思)무심(無心)을 생각하여

            눈앞의 불생불멸(不生不滅)이나 양쪽[二邊]과 중도(中道)의 이치
            만을 이야기한다면 이는 다른 이의 빛과 그림자이니,눈앞의 바
            다 같은 생각을 던져 버려라.검은 산[黑山]을 굳이 껴안고 있으

            면 어리석은 세계일뿐더러 선(禪)이라고 할 수도 없다.



               42.

               사문(沙門)은 본성을 통달하고 망상을 쉬는 자이다.이상의
            여러 삼매를 부지런히 닦으면 온갖 삼매를 통달하니 그를 사문

            이라 하고,하늘과 인간과 아수라가 떠받들고 공경하므로 도와
            덕을 완전히 갖추었다고 한다.이 경지를 이르면 뒷날 남의 공
            양을 받기에 부끄러움이 없겠지만,만일 그렇게 수행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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