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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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祖堂集 99
17.
스님께서 운암(雲岩)스님에게 물었다.
“평소에 무엇이라 이르는가?”
“ 저는 부모가 낳아 준 입으로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18.
한 스님이 물었다.
“제가 스님의 시봉을 들고자 하는데 어찌해야 합니까?”
“ 번뇌를 끊기만 하면 된다고 그에게 말해라.”
“ 그러면 높으신 뜻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무엇보다도 내가 여기 있다고 하지는 말라.”
19.
운암(雲岩)스님이 위산에 왔는데 스님께서 벽을 바르고 있다
가 물었다.
“유구(有句)․무구(無句)가 나무에 의지한 등(藤)과 같은데 나
무가 쓰러지고 등이 마를 때는 어찌 되는가?”
운암스님이 대답을 못 하고 도오(道吾)스님에게 가서 이야기
하니,도오스님이 당장에 위산으로 갔다.스님께서 같은 질문을
하는데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오스님이 말을 가로막고 물
었다.
“나무가 쓰러지고 등이 마를 때는 어찌 됩니까?”
스님께서는 대답을 않고 방장실로 들어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