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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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위앙록
6.
스님께서 언젠가 앙산(仰山)스님에게 물병을 건네주려다가 앙
산스님이 받으려 하자 얼른 팔을 오므리고 말했다.
“이것이 무엇인가?”
스님께선 무엇을 보셨습니까?“
“ 그렇다면 나에게서 받으려 하는가?”
“ 그렇긴 하나 인간의 도리로는 스승을 위해 병을 받아 물을
떠다 드리는 것이 본분이라 하겠습니다.”
스님께서 물병을 건네주었다.
7.
앙산스님이 또 물었다.
“무엇이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등롱(燈籠)이 아주 좋구나.”
“ 그것뿐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 그것이라니,무엇인가?”
“ 아주 좋은 등롱 말입니다.”
“ 과연 보지 못하는구나!”
8.
스님께서 앙산스님과 길을 가다가 마른나무를 가리키면서 말
했다.
“앞에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