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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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祖堂集 97
침을 꽂을 곳이 없는 것과 같다.”
13.
스님께서 손에 물건을 들고서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이럴 때엔 어찌해야 되는가?”
“ 스님께서는 보셨습니까?”
스님께서 긍정치 않고,도리어 앙산스님더러 ‘이럴 때엔 어찌
해야 됩니까?’라고 묻게 하고는 대답을 했다.
“그럴 때라지만 역시 어찌한달 것도 없느니라.”
스님께서 한마디 덧붙였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어쩔 수 없어서이다.”
그리고는 그만두셨다.몇 해를 지난 뒤에 앙산스님이 스님께
거론하였다.
“절대로 머뭇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스님께서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감옥살이하는 동안 꾀가 제법 늘었구나.”
14.
앙산스님이 위산에서 소를 지키는데 제1좌의 스님이 말했다.
“아까 말하기를 ‘백억 털끝에 백억 사자가 나타난다’하지 않
았소?”
“ 그렇소.”
“ 털 앞에 나타나는가,털 뒤에 나타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