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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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祖堂集 95


               “그저 마른나무일 뿐입니다.”
               스님께서 등뒤의 농부[捶田公]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이도 뒷날엔 5백 대중을 거느리게 될 것이다.”



               9.

               은봉(隱峯)스님이 위산에 와서 상좌(上座)의 자리에다 의발(衣
            鉢)을 풀어놓았다.스님께서 사숙(師叔)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려 했다.그러나 은봉스님은 벌렁

            누워 자는 시늉을 하니,스님은 그냥 방으로 돌아갔고,은봉스님
            도 떠나 버렸다.

               스님께서 시자에게 물었다.
               “사숙님은 아직 계시느냐?”
               “ 벌써 떠나셨습니다.”

               “ 가실 때 무슨 말씀이 없으시더냐?”
               “ 말씀이 없었습니다.”

               “ 말씀이 없었다고 하지 말아라.그 소리가 우레 같았다.”



               10.

               덕산(德山)스님이 행각할 때 위산에 와서 3의(三衣)를 갖춰
            입고 법당으로 올라와 동쪽을 기웃,서쪽을 기웃하다가 그냥 떠
            나 버리니,시자가 스님께 사뢰었다.

               “지금 새로 온 객승이 스님께 뵙지도 않고 그냥 떠나 버렸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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