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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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조동록


               “눈․귀․코․혀․몸․생각이 모두 없다[無眼耳鼻舌身意]는
            구절을 모르겠으니 스님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원주는 말이 막혔다.이로부터 이 법공(法公)이 예삿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원주는 곧 스님을 데리고 오설 영묵(五洩靈
            黙:747~818)스님에게로 가서 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말했다.
               “이 법공은 나로선 지도하기 어려우니,스님께서 거두어 주

            십시오.”
               오설스님이 허락하니,스님은 그 아래서 허락을 받고 3년을
            지도받고 계를 받았다.그리고는 모든 법을 다 물은 뒤에 사뢰

            었다.
               “저는 행각을 떠나고 싶으니 허락해 주십시오.”

               오설스님이 말씀하셨다.
               “찾아가서 물으려거든 남전(南泉)스님에게 가서 물으라.”
               “ 한번 떠나면 인연이 다한 것이니 외로운 학은 둥우리로 돌

            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오설스님을 하직하고 남전스님에게로 갔다.
               남전 보원(南泉普願:748~834)스님이 귀종(歸宗)스님의 재

            (齋)를 올리면서 법어(法語)를 내렸다.
               “오늘 귀종스님을 위해 재를 지내는데 귀종스님이 오겠는

            가?”
               아무도 대답이 없자 스님이 나서서 절하고는 “스님,다시 물
            어주십시오”하여 남전스님이 물으니,“길동무가 있기만 하면

            올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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