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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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조동록


            터득해야 좀 낫다 하겠다.
               미륵보살과 아촉불과 모든 묘희세계(妙喜世界)등을 보지 못

            했는가.그들 향상인(向上人)을 부끄러움과 게으름이 없는 보살
            이라 하나 그들 역시 또 변역생사(變易生死)*를 한다고 한다.그
                                                      15)
            래도 조금이라도 게으를까 두려운데 본분사에 있어서 어찌해야

            하겠느냐.매우 치밀해야 할 것이다.사람마다 하나씩 앉을 자리
            가 있는데 부처가 세상에 나온다 해도 그것을 어찌하지는 못한

            다.이렇게 체득해서 닦아 가야지 재빠른 이익을 쫓아서는 안
            된다.
               이 일을 알고 싶은가.당장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된다 해도

            그저 이럴 뿐이며,삼악도(三惡塗)인 지옥과 육도(六道)에 떨어진
            다 해도 그저 이럴 뿐이다.이렇게 아무 작용할 틈이 없으나 그

            렇다고 떠날래야 떠날 수도 없는 것이다.그러므로 그것에게 주
            인공이 되어 주어야 하리라.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변역생사를
            하지 않으며,주인공이 되어 주지 못하면 변역생사를 하게 된다.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리로다’*하신 영가(永嘉)스님
                                                    16)
            의 말씀을 듣지 못했더냐.
               ‘무엇이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까?’

               ‘ 모두 다이다.’
               ‘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겠습니까?’



            *번역생사(變易生死):나고 죽으면서 몸을 바꾸는 범부의 분단생사(分段生死)
              에 상대되는 개념으로서,미세망상이 남아 있는 보살의 생사를 일컬음.
            *증도가에 나오는 “활달히 공하다고 인과를 없다 하면[豁達空撥因果]아득하
              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리로다[茫茫蕩蕩招殃禍]”한 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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