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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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조동록


               “그렇지.”
               “ 본래자리[向上]에도 이런 일이 있습니까?”

               “ 있다.”
               “ 어떤 것이 본분사[向上事]입니까?”
               스님께서는 “이 종놈아!”하면서 꾸짖으셨다.



               63.

               남주(南州)장수 남평종왕(南平鍾王)이 평소에 스님의 도를
            전해 듣고 극진한 예우로 모시려 하였다.그러나 스님께서는 가
            지 않고 게송을 써서 심부름꾼에게 부쳤을 뿐이었다.



                 꺾인 고목나무는 찬 숲을 의지하여
                 몇 차례 봄을 만났지만 그 마음 변치 않았네.
                 나무꾼은 오히려 보고도 캐지 않는데
                 이름난 목수가 애써 무얼 찾는가.
                 摧殘枯木倚寒林 幾度逢春不變山
                 樵客見之猶不採 郢人何事苦搜尋



               64.
               스님께서 네 가지 하지 말라는 게송[四禁偈]을 지으셨다.



                 마음의 길 가지 말고
                 본래의 옷 걸치지 말라.
                 어찌 딱 이것만이랴
                 정녕 나지 않았을 때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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