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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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五家語錄 195


            아하니,이것이 가장 난치병이다.잡된 세속사는 오히려 가벼우
            나 청정함은 중병이니,예컨대 부처에 맛들리고 조사에 맛들리

            면 모두 막힘과 집착이다.
               스승[先師]께서 말씀하시기를,‘헤아리는 마음이 바로 파계이
            다’하셨으니,맛을 챙긴다면 재(齋)를 파괴하는 것이다.그런데

            무엇을 맛이라고 하겠느냐.부처 맛,조사 맛을 말한다.기뻐하
            는 마음이 있었다 하면 바로 파계이다.여기서 재를 파하고 계

            율을 파한다 함은 바로 지금 3갈마(三羯磨)의 경우에 벌써 파괴
            해 버린 것이다.
               거칠고 무거운 탐․진․치는 끊기 어렵다 해도 도리어 가벼

            우나,무사무위의 청정한 이것이 바로 더할 나위 없는 중병인
            것이다.조사도 이것 때문에 세상에 나오셨으며 유독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당장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말아라.검둥이 종[奴]과 흰 암소가
            수행하는 편이 빠를 것이니,그들은 선(禪)이다 도(道)다 하지 않

            기 때문이다.그런데 너희들은 부처니 조사니 나아가서는 보리
            열반까지 갖가지로 치달려 구한다.그러니 언제나 쉬고 결판을
            보겠느냐.그것은 모두 생멸하는 마음이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검둥이 종이나 흰 암소만도 못한 것이다.그들은 부처도
            모르고 조사도 모르며 보리열반과 선악인과까지도 모른다.배고

            프면 풀 뜯어먹고 목마르면 물 마실 뿐이다.이럴 수만 있다면
            이루지 못할까 근심할 것도 없다.
               ‘헤아려서는 이루지 못한다‘했던 말을 듣지 못했는가.그러

            므로 있는 줄[有]알아야만 축생도 끌어 올 수 있다.이 방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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