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4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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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조동록


               “아무개라고 이름 붙일 수 없습니다.”
               그러자 동산스님이 근기를 깊이 인정하였고,몇 해 만에 비

            밀한 방에서 종지를 이어받았다.


               어느 날 동산스님께 하직을 고하니,동산스님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는가?”
               “ 변함없는 곳으로 가렵니다.”

               “ 변함없는 곳이라면서 어떻게 감이 있겠는가?”
               “ 가더라도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로부터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 자유롭게 노닐었는데 도반
            될 만한 사람이 아니면 말하지 않고 깊이 숨어 자유로운 활동을

            하지 않더니,교화할 인연이 이르자 처음에는 조산(曹山)에 살다
            가 나중에는 하옥(荷玉)으로 옮겼다.
               종릉(鍾陵)대왕이 스님의 높은 덕망을 흠모하여 두세 번 사신

            을 보내 청했으나 스님은 병을 핑계로 가지 않았다.
               세 번째 사신을 보낼 때,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도 조산대사를 데리고 오지 못하면 나를 만날 필요도

            없다.”
               사신이 왕명을 받들고 산에 와서 슬피 울며 말했다.

               “대자대비를 베푸시어 일체 중생을 구제해 주옵소서.스님께
            서 이번에도 왕명에 따라 주시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잿가루가
            됩니다.”

               이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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