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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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103


               무심한 창문,창틀에 쌓인 먼지만 괜스레 바라본다
               유난히 짹짹대는 참새 소리뿐,친한 사람 아무도 없네

               호젓이 앉아 때때로 떨어지는 낙엽 소리 듣는다
               출가인은 애증을 끊으라 그 누가 말했던가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平旦寅 荒村破院實難論
               解齋粥米全無粒 空對閑窓與隙塵

               唯雀噪勿人親 獨坐時聞落葉頻
               誰道出家憎愛斷 思量不覺淚沾巾



               묘시(卯時)에는 해가 뜨니
               청정심이 뒤집혀 번뇌가 되면

               유위공덕(有爲功德)에는 먼지 깃발 덮이고
               무한전지(無限田地)는 소제 한번 안 하네
               눈썹 찌푸릴 일만 많고 마음에 맞는 일은 적어

               참기 어려워라,동촌(東村)의 거무티티한 노인은
               보시 한번 가져온 일 없이 당나귀 풀어놓아
               내 방 앞에 풀만 뜯어먹게 하는구나.

               日出卯 淸淨却飜爲煩惱
               有爲功德被塵幔 無限田地未曾掃

               攢眉多稱心少 尀耐東村黑黃老
               供利不曾將得來 放驢喫我堂前草



               진시(辰時)는 공양 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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