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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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37


            다.이러한 사정을 알고 한쪽을 들어주며 약간의 뼈와 살을 붙였
            으니,어찌 조금이나마 친해질 여지를 허락함이 아니랴.빨리빨리

            서둘러라.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내쉬는 숨은 들이쉴
            숨을 보장하지 못한다.더 이상 어찌 몸과 마음을 한가하게 다른
            곳에 쓰랴.꼭 마음에 새기도록 하고 몸조심하라.”


               5.

               상당하여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눈에 부딪치는 곳마다 도를 모르는데 발을 뗀들 어찌 길을 알

            겠느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눈에 부딪치는 곳마다 보리(菩提)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 나에게 법당 한 채를 꺼내 다오.”



               “ 무엇이 최초의 한마디입니까?”
               “ 구구 팔십일이다.”
               그 스님이 절을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 스님이 가까이 가자 대뜸 후려쳤다.



               “무엇이 실답게 배우는 일입니까?”
               “ 매우 좋은 소식(消息)이도다.”

               “ 결국 어느 집의 자식입니까?”
               “ 섣달 스무닷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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