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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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83
마지막 가르침[遺誡]
옛 큰스님들께서는 돌아가실 때 모두 마지막 가르침을 남기셨
고,우리 부처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열반에 드시려 하면서 가
르침을 남기셨다.나는 옛 성인만큼의 덕도 없이 주제넘게도 한
총림의 대중을 지도해 왔다.그런데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
기에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은 채 잠자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
각하였다.
내가 영수원(靈樹院)에서 이 산으로 거처를 옮긴 30여 년 동안
늘 아침저녁으로 조사의 도를 일깨워 주었다.너희들 중에 한마디
할 사람 있으면 내놓아 보아라.안목을 갖춘 자는 알 것이니 잘
간직[保任]해야 한다.
내 이제 쇠약해져서 수명이 다해 가니,숨 한 번 쉴 잠깐 사이
에 몸이 바뀌고 목숨이 끊어지기를 기다린다.그러나 몇 번이나
이렇게 생사에 빠져 지내왔던가.지금뿐만이 아니다.
내가 주지하면서부터 너희들이 옆에서 돕느라고 번거롭게 수고
하였으니 스스로 부끄럽게 느낄 뿐이다.내가 죽거든 나를 방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