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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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아득히 벗어나셨습니다.
               영수선원은 아득한 옛날부터 도인들의 영험한 자취가 남아 있
            는 곳이며 경치는 더없이 아름답습니다.지성(知聖)대사가 돌아가

            시면서 부촉의 말씀을 은밀히 전하시고 황제께서 납시어 영광되게
            도 은혜로운 명을 내려 주시면서부터 모든 총림의 요지(要地)가 되
            기에 충분하였습니다.그리하여 스님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귀의하

            였고 신도들은 마음을 다해 신앙하고 있습니다.
               저 희범은 외람되게도 나라의 명으로 임시 유명한 지방을 다스
            리게 되었다가 다행히도 종장(宗匠)의 가풍을 만났습니다.청하옵

            건대 방장실에 앉으시어 중생을 널리 구제하여 이익되게 하시고
            이제 혼자만 깨쳐야겠다는 마음을 품지 마소서.그리하여 숲에 사
            는 스님네들 보살펴 주시는 일을 줄이시고 구름처럼 모인 대중들
            을 맞이해 주소서.저희들의 바람을 굽어살펴 주시리라 생각하고

            글을 적어 아뢰옵니다.


                 스님이 돌아가신 지 17년째 되던 해,웅무군절도추관(雄武軍節度推
              官)인 원소장(院紹莊)의 꿈에 나타났다.

                 꿈에 스님이 불자로 소장을 부르더니 말씀하셨다.
                 “수화궁사(秀華宮使)에게 부탁하노니 이탁(李托)을 특별히 보내어
              조정에 아뢰고 탑을 열어 달라고 청하라.내가 오랫동안 탑 속에 갇혀
              있었으니 잠시 밖으로 나왔으면 한다.”
                 그때 이탁은 소양감(韶陽監)으로 재직하며 여러 사찰을 짓고 수리
              하였는데,때마침 원소장의 말을 듣고는 그 꿈을 임금에게 아뢰었다.
              드디어 임금의 명을 받들어 소주자사인 양연악(梁延鄂)이 이탁과 함께
              운문산의 탑을 열어 달라고 하였다.열어 보니 그 몸[眞身]은 과연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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