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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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천함을 만나면 귀해지고 밝음을 만나
면 어둡게 된다”하더니 (대답이 없자)대신 말씀하셨다.
“한 번은 일어나고 한 번은 거꾸러집니다.”
4.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딱딱[咬齒:이 부딪치는 소리]하는 한마디
를 어떻게 말하겠느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합합니다[合].”
5.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여름은 가고 가을에 들어서는구나.이
제 곤장 30대로 사실을 규명하리라”하더니 대신 말하되 “저는 이
러저러합니다”하셨다.
6.
어떤 스님에게 묻기를,“신라와 당나라는 같으냐,다르냐?”하
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큰방․법당․부엌․3문(三門)입니다.”
7.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교의(敎意)로는 들춰내지 못한다 하니
허물이 어느 곳에 있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너 때문에 두꺼비가 사는구나.”
8.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그대는 부처와 법당 앞 돌기둥이 서로 사귄다고 하는데 이는
몇 번째 기틀[機]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