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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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23


               대답이 없자 다시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나에게 묻거라.내 말해 주리라.”
               그러자 어떤 스님이 물으니 스님은 “끈 한 가닥에 30푼이다”

            하시고는 앞의 말에 대신 말씀하셨다.
               “남산에 구름이 일어나니 북산에 비가 내립니다.”
               그 스님이 다시 묻기를,“어떤 것이 30푼짜리 한 가닥입니까?”

            하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자,네게 주겠다.”

               9.
               하루는 말씀하시기를,“헤아리고 들먹여서[擧]무엇을 알았느
            냐?”하더니 대신 말하되,“소금은 비싸고 쌀은 쌉니다”하셨다.

               10.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불법이라는 두 글자를 붙들고 무엇을
            이루겠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죽은 두꺼비로군요.”

               11.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 “불법은 배움이 필요치 않다.등롱과
            돌기둥이 그대들을 속이니 어떻게 해야만 그대들을 속이지 못하겠

            느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조주원의 남쪽이고 돌다리의 북쪽입니다.”

               12.
               하루는 말씀하시기를,“옛사람은 문을 닫고 면벽하였다.이것을
            알겠느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이것이란 무슨 마른 똥막대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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