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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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25
18.
어떤 스님에게 묻기를,“세상에서 어떤 사람의 죄가 가장 무거
우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땅이 그대로 쑥 올라오는군요.”
19.
하루는 말씀하셨다.
“옛사람이 말씀하시기를,‘합당한 한마디가 만겁에 쇠말뚝이다’
하였는데,어떻게 밝혀야만 이 허물을 면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조주(趙州)의 돌다리,가주(嘉州)의 대상(大像)입니다.”
20.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허공에도 장단이 있느냐?”하고는 대
신 말씀하셨다.
“이 스님은 이렇게 뚱뚱하고 저 스님은 저렇게 말랐군요.”
21.
하루는 말씀하시기를,“보통 사람들의 견해는 그 허물이 어디
에 있겠느냐?”하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하마터면 그런 속에서 알음알이를 낼 뻔했습니다.”
22.
상당하여 대중이 모여 앉자 말씀하시기를,“이유가 있어도 말
하지 않고 죽어도 조문받지 않으니 댈 이유가 있다 하면 기이한
사람 만나기는 힘들겠구나.자,질문 하나 던져 보아라”하더니 대
신 말씀하셨다.
“지나가 버렸습니다[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