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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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리(邏邏哩).”
               2.

               새로 온 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 사람인가?”
               “ 신라 사람입니다.”
               “ 무엇으로 바다를 건넜느냐?”

               “ 좀도둑이 크게 패했습니다.”
               “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내 손 안에 있느냐?”
               “ 정말 그렇군요.”

               “ 펄쩍 날뛰는군.”
               대꾸가 없자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항상 이 편(便)으로 왔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뛰는 대로 내버려두거라.”

               3.
               새로 온 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는 남악산에 있을 적에 나에게 200전(錢)을 빌리더니 어째
            서 갚지 않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오늘은 적은 돈 나가고 큰 돈 만났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오늘은 편안하질 못하다.”
               4.
               한 스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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