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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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91


               “마음과 법을 동시에 잊으면 몇 번째 자리인가?”
               “ 두 번째 자리입니다.”
               “ 그렇다면 무엇이 첫 번째 자리이지?”

               “ 감히 스님께 폐가 되진 못하겠습니다.”
               스님께서는 긍정하질 않고 대신 말씀하셨다.
               “소주(韶州)에서 쌀을 팝니다.”

               5.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차잎을 따고 옵니다.”
               “ 사람이 차를 따느냐 차가 사람을 따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 말씀해 버리시니 저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겠습니
            다.”

               6.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절을)수리하고 짓고 하느냐?”
               “ 그렇습니다.”

               “ 천지가 다 집인데 누가 이 집 주인이더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내게 묻거라.내가 말해 주겠다.”

               그 스님이 그대로 질문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꿈이로다.”
               앞에 했던 말에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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