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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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93


               “인의(仁義)의 도(道)를 행할 따름입니다.”
               9.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그 스님이 누더기를 들어올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 스님께서는 어째서 말귀를 못 알아들으십니까?”
               스님께서는 별안간 후려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아이고…….”

               그리고는 앞에 했던 말에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쉬셨는지요?”

               10.
               어떤 스님이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떠나려느냐?”
               “ 그렇습니다.”

               “ 앞 강은 건너기 어렵다.”
               “ 모든 일은 그때그때 맡기겠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소로스바하(蘇慮薩訶).”
               앞에 했던 말에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떠날 때 인사 없이 떠나서는 안 된다.”

               뒷말에 대신하여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꽤나 거칠구나.”
               다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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